이글은 경실련의 글을 가져온 것입니다.
요즘 한창 총선 공천 때문에 각 당이 어수선하고 민생법안은 아예 거들떠 보지도 않는 국회는 과연 국민을 위해서 일을 하고 있는지, 무엇때문에 의원이 있어야 하는지 유명무실한 국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경실련의 "국회야, 너 뭐하는 곳이니?"라는 글이 많은 분들이 아셔도 될 내용이라는 생각이 들어 옮깁니다.
[혹시라도 경실련관계자분이 보시고 퍼 온 글이라 삭제를 원하시면 삭제 하겠습니다.]
『요즘 국회 본회의 회의록을 살펴보고 있습니다. 17대 국회에서 처리된 법안들에 대해 국회의원들의 표결 결과를 알아보기 위해서입니다. 혹시 18대 총선에서 유권자들에게 좋은 정보가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 시작한 것이지요.
하지만 사회적으로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법안들을 충분한 논의나 토론도 거치지 않고 그저 당론에 따라 일사분란하게 투표한 결과들을 보니 유권자들의 선택을 도울만한 정보가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들게 되었습니다.
유명 포털 사이트에 나온 국회에 대한 백과사전의 설명을 보면 "국민이 선출한 의원을 구성요소로 하는 합의체(合議體)로서, 입법·재정·기타 중요한 일반 국정에 결정적으로 참여하는 권능을 부여받은 기관"이라고 정의되어있습니다.
국회의 가장 큰 역할이라 할 수 있는 법안 처리 과정을 살펴볼까요?
먼저 정부나 국회의원이 발의한 법안이 국회에 제출됩니다. 국회는 소관 상임위원회를 결정해 회부하게 되고 해당 상임위원회의 전체회의를 통해 상정이 됩니다. 그리고나면 위원회에서 본격적인 심의를 하게 되지요. 대부분 해당 상임위의 법안심사소위라는 곳에서 본격적인 심의를 하게 됩니다.
상임위의 법안심사소위의 논의가 끝나면 다시 해당 상임위의 전체 회의를 거쳐 의결하게 됩니다. 의결된 법안은 일반적으로 법제사법위원회의 자구 심사 등을 거쳐 본회의로 넘어가게 됩니다. 본회의에 상정이 되고 나면 논의를 거쳐 표결 처리하는 것이 일반적인 과정입니다.
[출처 : 네이버]
최근 뜨거운 감자였던 정부조직개편안은 이러한 절차들이 제대로 준수되고 있는지 살펴볼까요?
1월 16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현행 18개 부처를 13개 부처로 축소하는 새정부의 정부조직개편안을 발표했습니다. 이어 한나라당은 1월 21일 원내 대표인 안상수의원의 대표발의 형식으로 정부조직법 전면 개정안을 포함해 그에 따라 제․개정해야할 관련 법률 40여개를 국회에 제출했습니다.
이번 정부조직개편안은 관련 법률이 40여개가 넘는 것에서 보여지듯 일부 개정이 아닌 전면 개정이기에 국가의 미래와 국민의 삶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만큼 신중하고 충분한 국회에서의 논의는 당연한 수순이라고 할수 있겠습니다.
특히 이번 정부조직개편안은 인수위가 출범한지 한달도 채 지나지 않아 나온 것이라 시민사회단체에서는 여론 수렴이나 논의 과정이 충분치 않았다며 우려를 표한바 있습니다. 그렇기에 국민들은 국회가 제역할을 다해 충분한 논의를 거쳐 처리해주기를 기대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정부조직개편안은 국회에 제출되고 얼마 되지 않아 여야 원내대표간의 협상이 시작되었습니다. 결렬과 재협상의 과정을 반복되더니 결국 2월 20일 합의가 이뤄졌습니다. 이틀 뒤인 22일 바로 본회의를 열어 처리를 했습니다.
여야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국회는 어떤 논의를 했을까요? 앞서 설명드렸던 국회의 법안 처리 과정을 제대로 거쳤는지 궁금해집니다. 여야 합의 과정에서 쟁점이 되지 않았지만 시민단체들과 많은 전문가들이 문제로 지적했던 고충처리위와 국가청렴위, 행정심판위원회를 통합한 국민권익위원회 설치법안 처리 과정을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국민권익위원회 설치 법안은 해당 소관 상임위를 찾지 못해 표류하다가 국회에 제출된지 거의 한달여만에 2월 18일 정무위원회에 상정됩니다. 전혀 논의가 되지 않던 이 법안은 여야 합의가 끝나고 하루만인 22일 정무위원회의 법안심사소위에서 15분만에, 법안심사소위가 끝나고 바로 열린 전체 회의에서는 20분만에 4개의 다른 의안과 함께 일사천리로 처리되었습니다. 정부조직개편 관련 법률 40여개의 법률안들이 상정되었던 다른 상임위원회도 상황은 대동소이합니다.
정부조직개편안 처리 과정을 이렇게 지켜보다보니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에 상정된 한미FTA 비준 동의안 처리 과정도 은근히 걱정되기 시작합니다. 정부의 한미FTA 협상결과를 두고 국민적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만큼 국회에서 FTA로 인해 예상되는 피해, 이를 위한 보완대책 등을 충분히 토론하고 꼼꼼히 검토해야할텐데 총선 일정이 코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제대로 논의를 할 수 있을지 걱정스럽습니다.
여야 합의를 했다 하더라도, 당론으로 결정되었다 하더라도 국민의 삶과 직결되는 사안들에 대해서는 국회의원 개개인들이 한번쯤은 국민들의 다양한 여론을 듣고 진지한 고민하에 치열하게 논의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하는 것이 자신을 뽑아준 유권자들에 대한 도리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참, 시간 날때 국회 홈페이지에 있는 국회 회의록을 한번 살펴보세요. 참으로 재미있는 일들이 많이 일어납니다. 당론에 따라 일사분란한 표결이 이루어지기도 하고, 식사시간 되었다고 빨리 회의를 끝내는 모습도 종종 볼수 있답니다. 그렇다고 ‘국회의원들은 다 똑같아’라고 생각하지는 마세요. 자신의 의견을 꿋꿋하게, 소신있게 피력하고 토론하는 의원들도 꽤 있답니다. 바로 이런 점이 18대 총선에서 유권자들의 선택이 중요한 이유가 아닐까요? 』
[국회사이트] http://www.assembly.go.kr
<작성. 김미영 정책실 정치입법팀 부장>
본문링크
http://www.ccej.or.kr/ISSUE/gila_view.html?Idx=8578&cate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