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와 청문회 스타” 對 “광우병 공포”
미국산 쇠고기 전면수입에 따른 광우병 공포가 이루어낸 쾌거(?)는 청문회였다. 그리고 청문회에서 호통으로 스타가 탄생하였으며 장관 사임으로 쇠고기 사태는 일단락 될 지도 모른다. “이쯤에서 매듭짓자”는 정치적 합의가 이루어 질것이 뻔하고 수입절차를 최대한 까다롭게 하여 광우병 창궐을 막겠다는 정부의 의지표명에 뜨겁게 달아오른 미국과의 쇠고기 협상은 그렇게 조용해질 것이다. 젊은 사람들의 국가와 국민을 사랑하는 마음을 비웃으면서 그렇게 수그러질 것이다. 머지않은 훗날 쇠고기에 의해서 인간광우병 증세가 나타날 때까지 잊어버리고 살 것이다.
청문회 한번과 잘되면 장관 사퇴 그리고 청문회 스타를 배출하고 서서히 잊혀져갈 것이다. 쇠고기 수입상은 돈에 눈이 멀어 쇠고기를 죽어라 사들일 것이고 까다로운 사전 검역 절차도 “시간이 돈”이라고 몇 푼 집어주는 돈으로 절차를 간략하게 할 것이고 수입쇠고기의 값은 뛰어 오를 것이다. 수입상과 판매상의 농간으로 한우농가는 땅을 치고 통곡할 것이고...
앞날이 뻔히 보이는 수순이다. 그러다 미국에서 광우병이 돌면 우리나라 수입쇠고기는 안전한지 사전 검역절차는 잘 지켜지고 있는지 난리 칠 것이고, 광우병으로 인해 사람이 사망하는 사건이 생기지 않는 한 “안심해도 좋다”는 결정이 나올 것이다.
그냥 이렇게 사람에게 아무런 피해가 없이 지나갔으면 좋겠다. 인간광우병으로 인해 사망하는 사태가 벌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렇게 청문회 한번과 장관사퇴(?) 그리고 청문회 스타 배출로 끝났으면 좋겠다. 국가와 국민을 사랑하는 젊은 사람들의 판단이 틀려서 욕을 먹더라도 광우병이 일어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하지만 말이다. 사람보다 힘이 센 소들이 벌렁 자빠져 나뒹구는 무서운 광우병이 소보다 약한 사람에게 오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는 것이 너무 불안하다. 이미 인간광우병으로 사망한 사례가 있다는 것이 걱정이다. 이미 광우병이 사람에게 와있다는 것이 공포라는 말이다.
이렇게 서서히 잊혀져간 어느 날 그토록 우려했던 광우병으로 인해 사람이 사망하는 일이 벌어지면 우리는 누구를 원망해야 하는가. 광우병으로 인해 식구를 잃은 사람들은 누구에게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것인가. 책임을 져야 할 곳이 어디인가 이 말이다. 시대가 바뀌고 정부가 바뀌어 지금의 이런 사태를 가져 올 결정을 했던 사람이 없는데 어쩌란 말이냐고 잡아떼면 할 말이 없지 않은가.
지금 시대에 기록되어진 쇠고기 청문회와 사퇴한 장관이 있다면 불명예스럽게 도중하차한 전 장관, 그리고 청문회로 스타가 되어 유명해진 사람 밖에 책임질 사람도 책임질 정부도 없다는 것이다. 참으로 기가 막히지 않은가.
청문회도 좋다, 장관을 사퇴시키는 것도 좋다, 청문회에서 호통을 잘 쳐서 스타가 탄생한 것도 좋다. 그런데 청문회를 하면 무엇 하느냐 이 말이다. 협상을 하고 안하고와는 별도로 만에 하나 광우병에 걸린 수입쇠고기에 의해 인간 광우병이 생긴 것이 확실하고 그것으로 인해 사망했다면 사망한 사람에 대한 보상 책임을 누가 해줄 것인지 정도는 확실하게 정해놔야 하는 것이 아닌가. 이런 피해보상 문제를 분명하게 남겨야 한다는 생각이다.
과연 광우병으로 인해 사망하는 사태가 벌어지지 않으리라는 확신이 없다면 수입소고기에 의해 사망하는 일이 벌어질 경우를 대비해서 만들어 놔야 할 책임소재인 것이 아닌가.
광우병으로 인한 사망, 잠복기간이 5~10년이라서 판단하기 힘든 일이기는 하지만 최소한 그 책임의 일부에는 쇠고기 전면개방 협상이라는 정부의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보상규정을 만든다는 것이 광우병을 인정하는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말아야 한다. 단지 국민을 생각하고 원치 않는 불행을 맞이한 사람들에 대한 국가적 보상이라도 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생각을 해야 한다.
청문회에서 과연 보상책임의 소재를 물어본 의원이 있었는지 모르겠다. 책임만 추궁하고 버럭버럭 소리만 지른다고 청문회는 아니다. 재협상 여부도 중요하지만 그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피해와 그 피해를 당한 사람들에 대한 보상 문제도 거론해야 하는 것이 혹시라도 닥쳐 올 불행에 대한 대비이지 않을까. 국가 간의 협약으로 인해 슬픈 일을 당하는 국민이 있어서는 안 되는 것이고 그 슬픔에 대한 보상이라도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청문회를 다 보지 못해 피해에 대한 보상 문제가 거론되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뉴스 어디에도 광우병으로 인한 피해에 따른 책임소재를 물어본 내용은 찾아볼 수 없었다. 재협상을 거론하고 협상의 책임을 물어 장관직을 사퇴하라는 말도 중요하지만 책임의 소재와 사고에 따른 보상 문제도 거론되었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한승수 총리 담화문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오늘 무거운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최근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관련하여 국민 여러분께 걱정을 끼쳐드린데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어린 학생들까지 늦은 시간에 거리에 나오는 것을 보면서 정말 가슴이 아팠습니다. 얼마나 걱정이 되었으면 그랬겠습니까.
그러나 국민 여러분,
안심하십시오.
정부는 어떠한 경우에도 국민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지킬 것입니다. 특히 우리의 자랑스러운 미래인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정부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관련하여 무엇보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바로 우리 국민의 건강입니다.
우리 국민들이 그렇게 걱정하는 광우병이 미국에서 발생하여 국민건강이 위험에 처한다고 판단되면 수입 중단조치를 취할 것입니다. 수입되는 모든 쇠고기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즉각 조사단을 미국에 보내 철저히 조사할 것입니다.
그리고 미국과 다른 나라들과의 협상 과정을 지켜보면서 새로운 상황이 발생할 경우에는 언제라도 미국과 체결한 협정의 개정을 요구하겠습니다.
미국산 쇠고기는 미국인뿐 아니라 세계 96개국의 국민들이 함께 먹고 있습니다. 또한 미국에 사는 250만 우리 동포와 11만명의 우리 유학생들도 먹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내에서 사람에게 광우병이 발생한 사례는 없습니다. 미국에서 동물성 사료의 사용을 제한한 1997년 8월 이후 지난 10년간 태어난 소에서 광우병이 발생한 사례 또한 한 건도 없습니다.
정부는 이러한 사실을 바탕으로 이번 협상을 진행했습니다.
정부가 왜, 무엇 때문에 우리 국민의 건강을 해치는 일을 하겠습니까. 정부는 외국과의 어떠한 협상에서도 우리 국민의 건강을 양보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저는 지난 며칠동안 쇠고기 문제가 사실과 다르게 사회문제로까지 크게 확산된 데 대해 매우 고통스럽게 생각합니다.
대부분의 주장이 국제기준에 맞지도 않고 과학적으로 증명된 것도 아닙니다.
사실이 왜곡되어 국론을 분열시켰고 갈등이 조장되어 막대한 국가적 손실을 가져왔습니다. 우리 국민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이러한 일로 국력을 낭비하는 일이 다시는 없어야 하겠습니다.
정부는 허위사실을 유포하거나 불법집회로 국민을 불안하게 하는 행위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처하겠습니다.
어려움을 겪을 우리 축산업을 위해 정부가 온 힘을 쏟아야 할 때에 근거 없는 논란으로 이 중요한 문제가 뒷전으로 밀리고 있는 것은 안타깝기 짝이 없습니다.
그러나 정부는 심기일전하여 축산업을 위한 후속 대책을 추진하는 데 전력을 다하겠습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국민의 건강과 안전은 무슨 일이 있어도 반드시 지키겠습니다.
정부를 믿고 지켜 봐 주시기 바랍니다.
그동안 국민 여러분께 많은 걱정을 끼쳐 드린 데 대해 다시 한번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이명박 정부는 여러분께 약속한대로 진심으로 국민을 섬기는 정부가 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국무총리 한승수
존경하는 국민만 있을 뿐이다. 정부 협상으로 인해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그 책임을 질곳은 결국 없다는 것이다. 존경하는 국민이 사고의 모든것을 감당해야 하는 일만 남았다는 생각이다.
정치인은 정책에 대한 책임을 어느 누구도 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려하는 일이 발생했을 경우 모든 책임은 국민이 짊어질 수밖에 없다.
- 무식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