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급명세서
1) 지급내용
기본급 946,080
직책수당 0
야간수당 105,120
연차유급수당 31,500
휴일연장 0
식대보조 0
계 1,082,700
2) 공제내용
의료보험 30,530
국민연금 45,450
고용보험 5,950
갑근세 3,000
주민세 300
기 타 0
장기요양보험 1,990
계 87,220
수령액 995,480
3)근무요건
근무시간 - 24시간 격일제 (식사시간 2시간(점심,저녁 각 1시간), 휴식시간(취침시간) - 4시간)
일일 근무시간 18시간, 월 근무시간(30일기준) 270시간
휴 일 - 무 (하계휴가 2일)
상여금 - 무 (명절 상여금도 무)
4)업무내용
쓰레기통관리(일반쓰레기, 음식물쓰레기)
아파트 동주변 청소 및 잡초제거
아파트주민 단지내 민원접수 및 해결
관리동 주변순찰
택배보관
각종 부착물 및 공시사항 부착관리
관리동 주민 고충해결
외부주차차량 단속
등등
아파트 경비원 김씨 아저씨 말.
경비원 8명이 거의 2000세대가 되는 아파트의 경비업무를 담당합니다.
24시간 맞교대라서 집안의 큰일이나 중요한 일을 보려면 일당 6~8만원을 주고 대리근무자를 보충해야 합니다.
교통비는 출퇴근해야 하니 어쩔 수 없이 지출되는 돈이고 점심은 사먹기에는 감당하기 어려워 집에서 도시락을 갖고 다닙니다.
아침에 출근해서 교대하면 일반쓰레기통과 음식물쓰레기통을 정리하는 것으로 일과가 시작됩니다.
그러다보면 단지 주민들의 출근시간이 되어가고 삼중주차 또는 사이드브레이크를 잠가놓은 차량을 수습하며 출근시간이 지나가고 나면 10시정도 됩니다.
경비실 인터폰은 울리고 밤새 찾아가지 않은 택배를 찾는 주민들은 경비실이 잠겨있거나 인터폰을 받지 않는다며 불만을 터트리고 급기야 화를 내기도 하는 그런 아침이 지나갑니다.
(물론 매일 이런 일이 일어나지는 않습니다, 가끔은 순조로운 하루, 조용한 하루가 있기도 합니다)
출근시간이 일러 아침은 거르고 나오기 때문에 바쁜 오전 일과가 정리되어 가는 10시경이면 시장기를 느끼지만 10시 이후에는 주민들의 민원전화로, 어제 인수받은 전 근무자의 전달사항을 정리하느라 경비실에서 일처리를 하다보면 점심시간이 됩니다.
식사시간은 1시간이지만 마음 편히 자리를 비우지 못합니다.
그때부터는 집을 비운 주민들의 택배가 들어와 경비실에서 점심을 해결하며 택배를 받습니다.
오후시간.
주변잡초를 제거하고, 수시로 오는 택배를 받고, 쓰레기봉투를 갈고, 인터폰으로 들어오는 단지 민원을 해결하고, 불만을 토로하는 주민을 상대하고, 관리 동주변의 청소, 외부차량 주차단속 등등으로 시간은 흘러갑니다.
그렇게 바삐 저녁시간으로 갑니다. 저녁식사 시간도 점심처럼 일과 섞여 흘러갑니다.
[업무일지, 불법주차 단속 관리대장, 음식물쓰레기 대장, 방문차량 관리대장, 민원처리대장, 택배수령대장, 각 사항마다 기록해야 하는 관리대장들입니다.]
밤이 되면 또 퇴근주차전쟁이 시작됩니다.
퇴근해서 들어오는 주민들의 차량이 들어오기 시작하면 주차난에 허덕이는 단지는 주차전쟁이 시작됩니다.
그렇게 하루가 지나갑니다. 밤 11시가 넘어서야 한가해지는 시간.
오늘밤은 별 탈이 없이 지나가는 밤이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하루가 마감되기를 빕니다.
술이 거나해서 들어오다 괜히 시비를 걸어오는 주민이 없기를 고대합니다.
주민들의 가정이 무탈하게 지나갈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오늘 밤 오전 2시부터 6시까지, 4시간의 취침시간이 달콤하게 지나기를 빌어봅니다.
이렇게 24시간이 지나갑니다.
교대자가 오면 무거운 몸을 끌고 집으로 향합니다.
이것이 제 일과입니다.
김씨 아저씨는 잠시 머뭇거리다 말을 잇습니다.
저는 경비의 임금이 낮다거나 적정하다는 말은 하고 싶지 않습니다.
단지, 바람이 있다면 계약직인 경비라도 최소 한 달에 한번이라도 휴일이 있었으면 합니다.
24시간 근무는 외부에서 바라보면 충분히 휴식을 할 수 있는 시간이라고 생각하겠지만 누적되는 피로도가 꽤 심합니다.
그리고 일로인한 스트레스보다는 주민들의 무시나 예의없는 행동에 더 스트레스 받게 됩니다.
몸을 고되게 놀리는 직업은 아니지만 주민들의 생활에 도움을 주는 직업에는 틀림없다는 생각입니다.
간혹, 임금인상을 위해 노사분규를 하는 뉴스보도를 접하면 괜히 마음이 씁쓸해집니다.
주 48시간 근무제, 5일근무제라는 것은 우리 경비들에게는 먼 나라 이야기나 다름없습니다.
그저 한 달에 하루만이라도 휴일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생각을 가끔 합니다.
큰일이 있어 하루를 쉬려면 대리근무자를 써야하고 하루 최대 8만원을 주어야합니다.
경비에게는 상당히 큰 액수입니다. 쉬어야 하는지 갈등을 느끼기도 합니다.
『지금 경비근무에 관한 내용은 각 아파트나 단지마다 다릅니다.
제가 있는 곳보다 더 좋은 환경도 있고, 나름대로 부녀회나 입주민회의에서 경비들에게 최소한의 배려가 있는 곳도 있습니다.』
나이가 들어 그래도 할 수 있는 것이 아파트 경비라는 생각도 들고, 다행이라는 생각입니다. 최저임금 보장이니, 관리비부담이 가중되느니, 절충안을 찾아야 한다느니가 중요하다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오히려 지금 아파트경비들에게는 최소 한 달에 하루 휴일이 더 중요할지 모릅니다.
늘 지쳐있는 몸을 회복할 수 있는 휴식. 간혹 머슴보다도 못한 대접을 하는 인격적 모독이나 지극히 소수겠지만 자신의 화풀이 대상이 아닌 직업인으로 봐주는 것이 더 중요 할지도 모릅니다.
동화 속에서나 나오는 이야기처럼 들리는 후생, 복지는 경비들에게는 거의 없습니다.
물론, 싫으면 그만두면 됩니다. 하지만 많은 분들이 아파트단지에서, 아니면 크고 작은 빌딩에서 경비라는 직업으로 일을 합니다.
임금인상도 좋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최소한 한 달에 하루 휴일이 더욱 절실한 경비.
얼마나 많은 분들이 그것을 알고 계실까요?
두서없이 말했습니다.
지금 소원은(쓴웃음) 그냥 며칠 잠이나 푹 잤으면 좋겠네요.
내년은 내년이고 지금은 집에 가서 한잠 푹 자고 싶은 마음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