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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의식'에 해당되는 글 1

  1. 2008.06.04 실종된 시민정신과 관음증으로 눈이 시뻘건 시민들?1
 

“시민정신”을 운운하는 기사가 눈에 띠어서 보니 경향신문은 기사 제목이 “상습 성추행범 못 본 척 ‘시민정신 실종’ ”으로 조선일보는 “여대생 성추행 방관한 시민들 ‘관음증’?”이라는 제목으로 버스 안에서 벌어진 일로 기사를 내 보냈다.


경향신문 보도내용 “경찰에 따르면 이씨가 처음 김씨를 추행한 것은 지난달 7일. 아침 등굣길에 우연히 시외버스 옆 좌석에 앉은 이씨는 졸고 있던 김씨의 몸을 더듬었다. 그러나 김씨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승객들도 눈치를 채지 못하는 것 같자 이후부터 이씨의 수법은 점점 대담해졌다. 성추행하는 장면을 휴대전화로 촬영하는가 하면 친구와 전화통화를 하면서 “지금 그 애 옆자리에 앉아 있다”고 말하기까지 했다. 김씨는 “버스 안에 승객이 가득했지만 누구 하나 말리는 사람도 없고 우리 집까지 알면 더 큰 봉변을 당할까봐 저항하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조선일보 보도내용 “김씨는 추행 장면을 본 시민들이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자 주위 사람들을 모두 성추행범의 일행으로 착각해 겁에 질려 매번 잠을 자는 척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김씨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말리지 않고 보고만 있어서 일행인 줄 알았다. 공범들인 것 같아 숨을 쉴 수도 없었고 이씨가 어디론가 전화를 걸어 ‘그 애랑 같이 있다’고 태연히 말하는 통에 더 큰 봉변을 당할까 두려웠다”고 말했다.(중략)

경찰 관계자는 “시민들이 연인들의 애정행위로 착각했다고 하더라도 공공장소에서 이를 그냥 지켜본 건 이해할 수 없다”며 “시민들이 집단 관음증에 걸려 범죄인 줄 알고도 추행을 방관한 건 아닌지 매우 우려 된다”고 말했다.“ (생략)

요즘 젊은 사람들의 애정 표현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상당히 적극적이다. 남의 시선을 아랑곳 하지 않고 표현하는 젊은이들의 애정 표현이 오히려 바라보는 사람을 민망하게 할 정도로 대담해졌다. 길거리에서, 버스 안에서, 전철 안에서, 공원에서 둘이 좋으면 남의 시선은 관계없다는 자유분방한 행동들이 이제는 별스럽지 않게 느껴질 만큼 쉽게 볼 수 있는 모습이 되었다.

보통은 버스 안에서 성희롱이나 성추행을 당하면 틀림없이 무슨 방법으로라도 표현을 한다는 것이다. 주변에 알리기 위한 많은 방법들이 있고 지금 본인이 처한 난감한 입장에서 헤어나기 위한 수단이기도 하다. 하지만 보도 내용에 있는 여학생은 그런 표현마저도 하지 못하고 오히려 주변에 서있는 사람들을 같은 패거리로 생각했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 비추어 보면 “시민정신”을 운운하는 기사는 너무 심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다. 칼을 든 범인을 쫒아가 잡기도 하고, 위험에 처한 사람을 구하다 생명을 잃기도 하는 사람들이 많다. 도움을 청하지 못하고, 그 곤란한 상황에 처한 것을 단 한번 알리지 않았다면 주변에 있던 승객들은 그저 연인들이 애정표현을 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만 하게 된다는 것이다. 요즘 젊은이들이 늘 그렇게 행동을 하고 있으니 그 또한 그런 것으로 짐작하게 된다. 시민의식이 문제가 아니고 도움을 청하는 한마디가 문제였던 것이다. 한마디도 없이 도무지 알 수가 없는 난감한 입장, 비명이라도 질렀으면 해결됐을 위급한 상황을 한번도 하지 않았던 여학생으로 인해 “시민정신실종” “관음증”까지 가버린 시민들은 어쩌란 말이냐.


곤경에 처한 여학생이 얼마나 힘들었을까 하고 측은하게 생각해야 할 사건이 이상한 보도 표현으로 욕을 들어야 할 판국이 되어 버렸으니 이것이 문제다.

작은 장소에서 벌어진 사건, 그리고 그곳에 있던 승객만을 그렇게 매도했어도 기분 나쁜데 시민까지 운운하는 것은 언론이 해야 할 처신이 아니었다는 생각이다. 그래도 대다수의 국민과 시민은 불의를 보고 참지 못하는 용기와 연약한 여자를 지켜야 하는 기사도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시민정신 실종, 관음증을 운운하는 기사는 표현이 적절하지 못했다는 생각이다.


- 무식한 -

posted by 개구리발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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