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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죄'에 해당되는 글 1

  1. 2008.11.26 "머리숙여 사죄"하는 재판이 더 이상 없어야한다.

예전에 어느 대법원장의 이임사에서 한 말이 생각난다. 

자세한 말은 모르겠지만 “회한이 남는다”라는 말이었다. 판사 시절동안 내렸던 판결에 대한 본인의 생각은 어떠한가를 물었던데 대한 답변이었던 것으로 기억난다.

오늘 오송회 간첩 조작사건에 대한 재심에서 재판장이 했던 말은 “피고인과 가족들의 오랜 고통에 머리숙여 사죄한다”라는 말이었다는 것은 뒤집어 보면 그 시절 재판부의 판단이 오판이었다는 것을 인정한다는 말이기도 한 것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사진출처 - 뉴시스 ]


잘못한 사람의 “미안합니다” 라는 말 한마디는 너무도 쉽다. 

하지도 않은 일로 인해 고통받은 사람들은 그로 인해 모든 것을 잃어버리고 본인과 식구들의 삶은 이미 모든 것을 잃은 후에 죽지못해 살고 있는 살아도 죽은 목숨과 다를바 없는 지옥 그 자체였을 것이다. 시대적인 희생양이 많았던 시절에 반정부 지식인들의 억압 그리고 말살은 이제 정리되어야 한다. 뒤 늦은 재심의 판단이 잃어버린 명예를 찾아주었다는 것이 퍽이나 다행스럽다. 그리고 그 시절 잘못된 판단이 있었다는 재판장의 “머리 숙여 사죄한다”라는 말도 너무 고맙기 이를데없다.


정부가 바뀌고 여야가 바뀌고 그에 따라 정치적 색깔이 변하면 

서로가 피곤한 말살이 시작된다. 한 때 억압정치였던 시절이 지난 지금, 사법부의 독립을 보장해야 한다는 정치인의 수없는 말들이 실천되고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갖게한다. 또한 정쟁의 수단과 목적으로 검찰과 사법부를 좌지우지 하지는 않은가 생각해 봐야한다. 야당 탄압이라는 표적수사는 아직도 자행되고 있지 않은가, 시대적 정치 소명(?)을 위해 희생양을 삼은 경우는 없나 생각해 봐야한다.  


오판에는 꼭 사상범이나 정치범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일반 사범에도 그 오심이 있을수 있다는 것이다. 아니 있었다. 하지만 법에는 무지한 사람들이라서 그저 그 법의 심판을 인정하고 살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이 많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재심의 절차나 비용등이 부담이 되어 팔자려니 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혹시나 수사 실적의 희생양으로 강압적인 수사를 하지 않았나 생각해 봐야 한다. 혹시나 강제된 죄를 판단하는 것에 소홀하여 판결한 적이 없나 생각해 봐야 한다. 이것이 수사를 하는 쪽이나 재판을 하는 쪽이 해야 할 일인 것이다. 간혹 누명을 쓰고 옥살이를 하다 누명을 벗어 풀려난 사건들을 보게된다. 결국 그 누명을 쓴 사람에게 돌아오는 것은 정부의 보상금 뿐이다. 그것도 누명으로 옥살이를 한 세월에 비해 턱없이 적은 보상금 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사람의 억울한 누명을 씌운 수사기관 그리고 유죄를 결정한 사법부가 

그를 위해 하는 것은 어느 누구고 아무 말 없다는 것이다. 단지, 무죄를 판단한 재심 재판장의 올바른 결정과 그 결정에 머리 조아리며 고마워하는 한 많은 당사자의 눈물뿐이다.


이 기회에 이제 정부의 보상금을 충분한 보상이 되도록 늘려야 한다는 생각이다. 

죄없이 살아온 날들의 보상으로는 지금의 정부 보상이 너무 적다는 생각이 든다. 없는 죄를 만든 사람도 무죄 판단이 나온다면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책임을 그저 정부만 물어야 한다면 그 피해를 당한 사람에게는 억울함을 풀수 있는 대상은 보상금 밖에 없는 것이다. 죄인을 잡아 들였다는 성과에 대한 포상이 있다면 그 수사가 잘못되었을 경우 포상에 해당된 만큼은 그 책임을 물어야 하지 않을까. 퇴직한 후에라도 살아있는 한 책임을 물을수 있다면 좀 더 신중한 수사나 재판이 진행될 것이라는 생각이다. 너무 황당한 말일테지만......


이번 오송회 간첩사건의 재심에 대한 재판부의 결정은 사법부가 살아있다는 생각이 들어 퍽 다행스럽다. 오욕과 회한만이 남아있는 후회를 남기는, 정치적 사상적 시대와 타협하는 재판은 이제 사라져야 한다.

더 이상 정치적 희생양이 나오는 비극이 없기를 간절히 바라며.....


[오송회사건]
1982년 12월 전북 군산 제일고등학교 국어교사인 이광웅씨가 월북 시인 오장환의 금서 "병든 서울을"을 동료교사와 함께 돌려보았다. 이 것에 국가보안법을 적용시켜 조사하고 이광웅선생을 비롯하여 전,현직 교사 9명을 반국가단체를 만들어 간첩행위를 했다고 발표하고 구속했다. 이것이 이른바 오송회 사건이다.
5공화국때 저지른 대표적인 조작공안사건이었다.

- 무식한 -


[기사링크 - “머리숙여 사죄” ‘오송회’재판장의 뼈있는 자성]

posted by 개구리발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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